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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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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찔끔 찔끔 ㅠ.ㅠ
제목 눈물이 찔끔 찔끔 ㅠ.ㅠ
작성자 와우리아줌 (ip:218.150.165.23)
  • 작성일 2009-02-21 20:10:36
  • 추천 추천 하기
  • 조회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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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해 부터인가 나무보일러가 우리집에 설치되었다.

2000년 아버님과 어머님이 서산에 먼저 내려오셨는데 그때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하셨다.

겨울만 되면 기름이 아까워 보일러를 끈채 두터운 잠바를 입고 실내에서 생활하셨다.

산속의 겨울은 그 청량한 공기로 인해 더 춥다.

주무실때는 거실은 잠그고 방만 보일러를 켜 놓으셨다.

2001년 우리가 내려온 이후에도 사정은 똑 같았다.

부모님들이 기름 아낀다고 보일러를 꺼 놓으시는데 우리만 켜 놓을 수도 없는일...

(집 구조가 길쭉하니 반으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다.)

우리도 보일러를 잘때만 방에 켜놓고 잤다.

너무 추우면 사람이 게을러지는 것 같다.

추우니 일어나기 싫고 거실에 나오면 썰렁해서 오돌오돌 떨고...

 

어느날인가 아버님이 나무보일러를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설치하셨다.

어머니는 연세도 많은 아버님께 나무보일러가 무리라는 판단하에서...

그렇게 몇년이 지났다.

신기하게도 해마다 나무가 생긴다.

누군가 주기도 하고, 가져가라고 연락도 오고, 이번 겨울에는 뒷산에 간벌작업을 해 그것을 가져왔다.

이제는 추위에도 떨지 않는다.

뜨뜻하게 해마다의 겨울을 지내고 있다.

이렇게 따뜻할 수 있는 것은 아버님,어머님, 하마아저씨가 보일러에 나무를 넣고 때주시기에...

대부분은 아버님이 담당하고 계시다.

 

그런데 오늘...

부모님은 작은아들 집에 가시고, 하마아저씨는 출근하고...

집에 큰아이와 단둘이 있는데 날이 왜이리 쌀쌀한지...

큰아이가 춥단다...

어미란 것이 무엇인가

엄마가 한번 해 보겠노라고 나섰다.

간혹 어깨 너머로 본 것은 있어 휴지를 태우고, 작은 나무조각을 태우고, 솔가지를 태우고,

큰 나무를 넣고...

대충 이런 순서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솔가지를 넣을때마다 나오는 매콤한 연기...

숨이 막힐 것 같다.

이렇게 힘든일을 아버님은 몇년씩 해오신 건가...

밤잠을 설치며 가족들 추울까봐 한밤중에도 몇번씩이나 들락날락하시면서...

매콤한 연기에 눈물이 찔끔나고 아버님의 사랑에 눈물이 찔끔나고...

그저 매일매일 해주시니까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해보니

그 사랑이 느껴진다.

 

자주자주 나무를 넣어줘야하는데...

불이 제대로 붙고 있는지 나가봐야겠다...

 

* 이날 와우리아줌은 불붙이기에 실패했다. 운산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와보니 깜깜...

  역시 아마추어에게 불붙이기는 넘넘 힘든일이다. 에공~~~ 아버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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