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을 보내기가 무척이나 아쉽나보다.

지난주에는 교통사고, 이번주에는 구매사기 ㅠ.ㅠ

12월에 이제까지 당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연달아 당하고있다.

헐~~~

 

12월 9일 오후에 걸려온 전화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인인데 연말 골프회원들 100명에게 10만원짜리 상황버섯을 선물하려고

하는데 가능하냐는 주문전화

이 어려운때 주문금액이 천만원이라니...

다음주 금요일날 받고 싶다는...

화요일날 전화를 받고 필리핀까지 며칠만에 우체국 국제택배가 도착하는지 알아보니 일주일

가격도 8만원짜리가 있고, 20만원짜리가 있고...

국제우편으로 보내면 얼추 택배비만 100만원

10만원짜리를 포장하면 박스 무게 포함해서 대략 1kg가 나갔고, 다하면 100kg정도

그쪽에서 먼저 그렇게 많은 양을 보내는데 문제가 없을까라며 물어왔다.

그래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았다.

이런 경우 통관에 문제가 없는지...

상품으로 포장하고 보내기가 빡빡한 일정이었으나 가능하다면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농산물이라 검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깝지만 포기

그래서 우리는 포기하겠노라고 통화

 

그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다.

그쪽에서 알아보았더니 필리핀에 오는 사람이 있어 그편에 가지고 들어오면 된다하면서

먼저 입금을 시킬테니, 그 사람이 움직일 수 있게 경비를 미리 보내달라고

금액은 25만원-입금 직전에 30만원을 입금시켜 달라고 해서 30만원을 입금시켰다.

우리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포기였었는데 가능한 방법을 찾았다기에 좋아했다.

 

그쪽에서 입금을 시켰다는 입금표를 팩스로 받아보고, 금액을 확인했다.

평소 직관력이 좋은 하마아저씨는 통화하면서 그쪽을 100% 신뢰했기에 흔쾌히 보내주겠다며

혹여 사기를 당하더라도 30만원이야 라며 한국에 있는 사람에게 바로 입금을 시켜주었다.

화요일날 그 사람이 서산까지 와서 물건을 실어가겠다는 조건으로...

그때 한국사람의 전화번호도 물어보지 않았다.

 

오늘 필리핀에 전화하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입금 시켰다는 은행에 입금 확인을 해보니 들어온 것이 없다.

통상적으로 외국에서 입금시키면 확인하는데 2-3일이 걸린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결국 보기좋게 사기를 당한 것이다.

 

만약 한국 운반책에게 줘야하는 금액이 50만원 이상이었다면 한번 더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30만원으로 천만원의 주문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사람들이 입금시키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

외국에서 입금을 시키면 2-3일 걸린다는 것도 사기꾼들에게는 좋은 조건이었다.

바로 확인을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주문을 하면서 슬쩍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암시시키고,

포기하고 있을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다시 전화한다.

입금표를 보내준다. - 이것은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로 상대방을 안심시킨다.

 

사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사기를 당해보니 마음이 씁쓸하다.

돈의 액수가 작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사업을 계속하면서 크게 당할 수 있는 것을 작게 당해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인가...

 

사기를 당한 것이 부끄러웠지만 이것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같이 바보스럽게 사기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얼마나 많은 농가가 우리처럼 당했을까 ㅠ.ㅠ

언젠가 신문에서 보았던 기사가 떠올랐다.

홈페이지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정보를 입수한 후 외국에 수출해 주겠다며 접근해서

금방 선적할 수 있을 것 처럼 일을 꾸미고 미리 선적비용을 달라고해서 챙겼다는...

 

우리가 받았던 전화번호는 001-63-916542 박영진

한국의 송금처는 신한은행 110-252-085103 김준표 (대포통장이겠지만)

우리가 받았던 입금표

 

 

사기를 당하고 나니 의심스러웠던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정신 바짝 차리고 설날 상황버섯 선물세트 준비나 빡쎄게 해야겠다.

그리고 영업도 더 많이 다니고...

그래야 이것저것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